아는 여자(Someone Special, 2004)감독 : 장진
출연 : 정재영, 이나영, 장영남, 오승현, 정규수
오랜만에 장진 감독의 영화를 만났다. 내가 영국에 머무르는 기간에 국내에서 상영되었던 영화! 영국에 다녀오니 이미 극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영화!
장진 감독의 "아는 여자"를 드디어 보았다. "간첩리철진"을 보면서 장진 감독의 특유 스타일에 호감을 느꼈고 "킬러들의 수다"를 통해서 조금은 아쉬움을 느꼈었다. 이번에 본 "아는 여자"는 장진 감독 특유의 영화 그대이며 장진 감독만의 코메디 스타일은 한층 더 진해졌다.
"난 오늘 남들에게 다 있는 나는 갖지 못한 세가지를 알았다.
나는 첫사랑이 없고 난 내년이 없고 난 주사가 없다."
극 중 정재영이 분한 동치성의 대사이다. 동치성은 여자 친구에게 차이고 악성종양이라는 판정을 받아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야하는 프로야구 2군 선수이다. 그리고 동치성을 10년간 짝사랑한 이나영이 분한 한이연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이 둘이서 결국 사랑을 찾아가는 것이 주된 흐름인 이 영화는 아주 전형적인 로맨스 스토리를 답습하고 있다. 하지만, 아주 전형적인 흐름 조차도 장진 감독을 거치면서 정말 특이한 영화로 바뀌어 버린다. 영화 곳곳에 숨어있는 언밸런스한 상황에서의 웃음 유발하는 장진의 연출은 영화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죽음조차 웃음의 소재로 사용한 것은 조금 소름끼치기도 한다.(뭐, 시한부 인생을 사는 치성 또한 시한부 인생답지 않게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니...영화가 가볍긴 가볍다) 또한, 언밸런스한 커플인 정재영과 이나영의 호흡은 긴 시간의 영화 러닝 타
임을 이끌어 나가는데 부족함이 없으며 그들 특유의 캐릭터는 영화의 재미를 더해준다.이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두 주연 배우가 보여주는 캐릭터는 최고다. 특히, CF퀸으로 귀여운 얼굴만으로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면서 먹고 사는 배우인지 알았던 이나영을 이 영화를 통해 다시 볼 수 있었다. 이나영의 특유의 말투와 표정, 행동은 이 영화의 백미가 아닐까? 앞으로 이나영의 행보가 기대된다. 동치성 역을 맡은 정재영 역시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영화의 힘이 되어준다. 그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을 듯한 멜로와 코메디가 그에게 딱 맞아 떨어졌다.
"아는 여자"를 보면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 내심 거슬리는게 있었다. 바로 카메라의 흔들림...영화 초반부에는 과도한 핸드헬드 카메라의 사용은 어지러움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음악의 남발 또한 귀에 거슬림을 주었다. 영화 초반까지는 음악의 사용 빈도도 괜찮고 음악의 배치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영화의 중, 후반으로 넘어갈 수록 음악이 남발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도 그냥 연주 음악이 아닌 가사가 붙여져서 가수에 의해 불려지는 곡들이....이창동 감독은 음악을 너무 적게 사용하기로 유명한데, 장진 감독은 그 반대인거 같다.
"아는 여자"는 편안하게 쉽게 볼 수 있으면서도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류의 영화이다. 또한, 거슬림 없는 배우들의 연기로 영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영화이다. 오랜만에 본 장진 감독의 영화 정말 기분 좋게 봤다. 장진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평점: ★★★☆(3.5)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대사 & 장면
#1. 이연 : "접어서 봉투에 담아왔어요" (치성이 어떻게 자신을 여관으로 데리고 왔는지 물었을 때)
#2. 치성 : "난 오늘 남들에게 다 있는데 나는 갖지 못한 세가지를 알았다.
난 첫사랑이 없고 난 내년이 없고 난 주사가 없다." (치성의 독백)
#3. 이연 : "주변에 그냥 아는 여자 많아요? 몇 명이나 되요?"
치성 : "거기가 처음이에요. 한명도 없어요"
이연 : "다행이네. 너무 기분이 좋아져" (극장에서 이연과 치성의 대화)
#4. 치성 : "왜 좋아하게 되었어요?"
이연 : "까먹었어요. 오래되어서"
치성 : "지금도 내가 그렇게 좋아요?"
이연 : "나란 사람이 있었는지도 몰랐잖아요.
내가 누군지 나란 사람이 어디 살고 있는지
내가 언제부터 아저씨 가까이 느끼고 있는지 몰랐잖아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뭘 싫어하는지"
치성 :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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