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벌루션 No.3Writer : 가네시로 가즈키
레벌루션 No.3는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그 특유의 감각적인 문체와 더불어 사회의 어둡고 무거운 주제를 아무 문제 없이 드러내는 측면에서 레벌루션 No.3는 다른 그의 작품과 비슷하지만, 주인공이 주는 캐릭터의 개성이나 사회의 강자인 기득권들의 초라한 모습들을 나타내어서 더욱 부각시키며 이야기를 끌고 나가기 때문에 더욱 끌리는 작품인 듯 싶다.
레벌루션 No.3 는 "레벌루션 No.3, 런 보이스 런, 이교도의 춤" 3가지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이야기들의 중심에는 "더 좀비스"가 버티고 서 있다.
더 좀비스는 자신의 열성 유전자와 결합할 우성 유전자를 찾기 위해 명문 여고 축제에 잠입하려는 목표를 가진 신주쿠의 삼류 고등학교에 다니는 몇몇 학생들의 모임이다. 단편 "레벌루션 No.3"는 축제에 잠입하는 이야기를 다룬 것이며, "런 보이스 런"은 잠입하고 난 뒤의 이야기이다. "이교도의 춤"은 "레벌루션 No.3"와 "런 보이스 런"의 시점보다 과거의 이야기로 더 좀비스가 해결한 사건을 주로 다루고 있다.
더 좀비스에는 평범하고 사회의 주류에 밀려난 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재일 한국인이라는 신분으로 일본 주류 사회에 진출할 수 없는 싸움 잘하고 똑똑하며 철학적인 "박순신"(박순신은 Go의 주인공인 스기하라-한국명 이정호-와 비슷하다.), 중산층 출신이지만 어려서 아버지가 불륜 상대자의 집 목욕탕에서 비누에 미끄러져 뇌진탕 걸려 죽은일을 겪고 믿었던 여자애에게 배신당하면서 철저히 반사회적인 인물이 되버린 미나가타, 오키나와 출신이라는 사회와의 벽을 가지고 있는 히로시, 언제나 덜렁대는 야시마타, 4개국의 DNA를 가지고 있는 아기날드 등의 더 좀비스 핵심멤버들은 보잘것 없고 인정받지 못하는 삼류 인생을 살아야 할 학생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살기를 거부하고 혁명을 일으키려고 한다. 얼마나 대단한가!!
더 좀비스는 아주 과격하고 극단적이며 무식하지만, 한편으로 용맹스럽고 철학적이며 박식하다. 그들을 지칭하는 말은 크게 2가지로 나오는데 좀비(Zombie)와 아메바(Ameba)다. 좀비는 학력위주의 사회에서 그들의 머리는 뇌사 상태와 같다는 의미와 더불어 죽이고 또 죽여도 절대 죽을 거 같지 않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아베마 역시 단세포여서 머리가 나빠 저돌적이라는 의미를 나타내지만 그리스어로 변화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사회에서 죽어버린 시체와 같은 취급을 받고 뇌사상태라는 판정을 받았지만, 그들은 사회에서 자신들의 힘을 보여주고 사회가 정해준 삼류라는 인생을 거부한다.
더 좀비스를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나에게 없는 용기가 그들에게 있기 때문이며 아이와 같은 순수함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 좀비스, 그들의 경쾌한 변화의 발걸음을 내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을 거 같다.
ps. 레벌루션 No.3에 나오는 더 좀비스의 주요 멤버들 이름은 작가가 의식적으로 붙인 것이다. 필리핀 어머니와 일본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의 본명 아기날드는 필리핀의 항일운동 인물, 하야시는 오키나와의 옛 류큐 왕조의 정치인, 박순신은 이순신에서 따온 이름이다. 모두 항일운동이나 반일운동을 한 영웅이지만 나중에 정부로부터 버림받은 이들이다(이순신도 투옥당한 적이 있기에). 특히 순신은 “괴로워하던 어린 시절 이런 친구가 있었음 좋겠다 생각했던” 작가의 이상형이다.
레벌루션 No.3 中에서...
#1
"늘 다수 측이 이기게 돼 있다. 그 말대로 아까 우리에게 굴복한 놈들은 머지않아 사회의 한가운데서 다른 형태로 우리들을 굴복시키고 승리를 거머쥐려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몇 번이나 패배의 쓴맛을 보게 되리라. 하지만 그게 싫으면 이렇게 계속 달리면 된다. 간단하다. 놈들의 시스템에서 빠져나오면 된다. 초등학교 1학년생들의 달리기 시합처럼 계속 달리면 된다. 모두들, 뛰어, 뛰어, 뛰어....." - 미나가타 -
#2
"재일이라는 것만 갖고는 사람을 죽일 수 없어. 네다섯 가지 정도는 핸디캡이 더 있어야지. 나는 이 나라에서 태어나서 아무 불편없이 컸어. 그래서 어렸을 때는 내가 왜 차별을 받는지 몰랐지. 화가 나니까 걸리는 놈들은 모조리 두들겨 패주기로 했어. 그런데 말이야, 요즘 들어서 알겠더라구. 아무리 싸움에서 이겨본들 결국 나의 패배라는 것을. 알겠니? 승부는 언제나 다수 측이 이기게끔 돼 있으니까." - 박순신 -
#3
"리틀 중사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작별인사를 했어. 너는 고된 인생을 살지도 모르겠다. 상처받아 좌절하는 일도 있겠지, 라고 말이야. 그리고....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춤을 추는 거야." - 히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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